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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심과 모시기

2014.09.19 19:54

jayuroinc 조회 수:5252

거룩한 일은 드물다. 드물기에 거룩하기도 하다.

 

그 고갱이는 ‘살림’ 일터인데, 대체로 ‘갸륵함’이 모여서 ‘거룩함’이 된다.

 

하늘과 자연이 곁들이기도 하지만, 주로 사람이 이루는 일이다.

 

이 ‘거룩·갸륵’ 을 만드는 말로 ‘믿다·모시다·섬기다·받들다·돌보다·보살피다·바치다

·돕다·살리다·위하다······’가 있다.

 

두루 쉽게 하기 어려운 일이면서 지극히 오래된 낯익은 말들이다.

 

그런데, 요즘 사람들은 그 씀씀이조차 점차 인색해져 간다.

 

 

글.최훈영

토박이 말에 개념어·관념어가 적다고 하는데, 말을 안 들어

담아내려는 노력이 덜한 탓이 크다.

 

이는 애를 태우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.

 

이들에 ‘-ㅁ /-음 /-기’ 를 붙여 울타리와 사립문을 둔 ‘명사’로 만들어 써 보자.

 

쓰임 따라 울타리를 내어 두르거나 들여 막기도 해야 할 터이다.

 

그 울의 너비와 깊이, 경계가 곧 생각이자 관념의 집을 이룬다.

 

이로써 ‘믿음·모심·섬김·받듦·돌봄·보살핌·바침·도움·살림·위함······,

믿기·모시기·섬기기······’ 들이 나오는데 , ‘-ㅁ/ -음’이 추상적인 뜻· 분별을

주로 담아내는 ‘이름꼴’이라면, ‘기’는 그보다 움직임을 강조하는 구실을 한다/

 

여기서 ‘-기’보다 ‘-ㅁ/-음’이 동사· 형용사에 붙어 추상적인 개념어를

꽤 생산적으로 만들어 낸다는 점을 알 수 있다.

 

‘모심·섬김······’들이 대체로 ‘하늘·어른·’처럼 위에 것과 어울리는 듯하지만,

기실 위아래 없이 사람·짐승·푸나무 들을 다루는 데서도 써 온 말이다.

 

우선은 사람 살릴 말이 이들 말고 딴 데 있을 성 싶지 않다.

 

날이 갈수록 사람들이 돈·물신을 받들며, 외따로 즐거움과 편함을 좇는 것을 본다.

 

모시거나 돕기를 게을리 하면서 잘살기를 외워 그 열매가 ‘쭉정이’ 정도라면

그나마 다행이겠다.